법정구속 엔딩.
오늘 첫 재판이 열렸다.
남성의 눈에서 여성의 눈으로 다시 본 세계
고은문학관 건립이 취소됐고, 서울도서관 ‘만인의 방’이 폐쇄됐다.
검정 국어교과서에 어떤 작품이 얼마나 실려 있는지를 확인 중이다.
때가 되면 해당 시인의 실명을 밝힐 의사가 있다고도 말했다.
폭로를 할 생각은 없다, 다만 이게 정말 문화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출판사 마케터 탁수정씨가 '뉴스룸'에 출연했다.
문단 내 성폭력 고발한 자신의 시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잘못된 행동이라 생각하고 뉘우친다”
파렴치한 가해자는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혹은 상황이 그토록 나빴다는 걸 몰랐다는 변명은 그리 유효한 면책 사유가 될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증언은 쌓여갔고 참담함은 커져갔다. 아무것도 우리를 치유할 수 없었다. 아니, 우리는 치유되어선 안 된다는 걸 깨달아갔다. 연루되었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가해자가 아니라 해도 그 가해를 묵인해온 침묵의 카르텔이 있었기에 그토록 많은 여성들이, 그토록 오랫동안 상처받아왔다는 걸 모를 수는 없는 것이다.
긴 싸움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아예 싸움조차 존재하지 않았던, 그러니까 머릿속이 꽃밭인 인간들에게는 '평화롭고 사이좋았던' 시절, 난데없이 여자들이 폭동을 일으켜 밥줄을 끊으려고 하고 커리어에 똥물 튀기는 걸로만 보이는 인간들이 만들어놓은 매끈한 세계보다 훨씬 낫다. 갈등 없는 세계는 정상이 아니다. 그리고 내가 아는, 내가 사랑하는 문학은 그런 것을 지향하지 않는다.
조심스레 추측하건대 이 건에 대해서도 많은 유명 작가들은 입을 다물 것이다. 유난히 발 넓기로 유명한 박범신이니 다들 어느 정도 친분을 갖고 있을 것이고, 그 역시 소위 문단 권력의 정점에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니 괜한 구설수에 오르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일전에 내가 써서 기고한 글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우리 사회는 '문제를 제기하는 이를 문제시하는 문제 사회'여서 누구나 자기 분야에선 몸을 사리게 마련이다.